자작나무 사진몇장과
강원도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숲.
글은 이외수 작가의 글.
같은 교실에서 동문수학한 친구조차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쟁상대로 인식하게 만드는 선생님이나 부모님은 이제 가치관을 수정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이 각박할수록 자살충동도 빈번해집니다.
각자의 감성이나 개성을 중시한다면 굳이 경쟁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어제 볼일이 있어 화천 시내로 가는 길에 태풍으로 은행알들이 길바닥에 많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애써 가꾼 과일들도 많이 떨어졌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콩밭은 멀쩡했습니다.
키 크다고 반드시 좋은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세상을 바꾸겠다고 큰소리를 치는 사람은 먼저 자신을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을 바꿀 능력도 없으면서 세상을 바꾸겠다고 큰소리를 치는 것은 일종의 기만이자 허언이지요.
자신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을 때, 질책을 받으면 남의 탓으로 돌리거나 세상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양심이 실종되면 인간도 실종되기 마련이지요.
어린이들이 그림을 그릴 때는, 사물을 얼마나 사실적으로 묘사했느냐보다 자신의 느낌을 어떻게 표출했느냐를 중시해야 합니다.
그래서 엄마가 자녀의 그림에 손을 대거나 참견하는 행위는 결국 그림과 자녀를 동시에 망치는 악행이 됩니다.
마음이 해이해지면 의외의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속담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방바닥에서 낙상한다'.
음미할수록 해학이 넘칩니다.
백 년을 다 살아도 삼만 육천 일.
그 중에 아름답게 기억될 날은 며칠이나 될까요.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사람답게 살기를 소망합니다.
남의 피를 빨고 살아가는 족속들은 당연히 나쁜 놈들이지만 젊은이들이 그 밑에 빌붙어 하수인 노릇이나 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은 불쌍하다 못해 역겹습니다.
비록 초근목피로 연명하면서 살아가는 한이 있더라도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은 잃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얼마나 많은 날들을 기다려 꽃망울 하나가 터지고, 얼마나 많은 날들을 기다려 열매 하나가 영글더냐.
허구한 날을 과일과 곡식을 먹고 살면서도 농사꾼 마음 한 번 헤아려 본 적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부끄럽게 생각할 일이로다.